위암으로 위전절제 수술을 받고 난 이후 차를 몰고 장거리 운행을 한 적이 있습니다. 이 때 앉은 자세로 견과류를 먹고 갑자기 복통이 찾아와서 119에 전화를 해서 응급실로 향한 적이 있습니다. 위암으로 수술을 하고 위가 없는 분들은 같은 상황에 처할 수 있기 때문에 꼭 참고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장거리 운행
저는 업무상 영업용 트럭을 타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아시겠지만 트럭은 의자가 뒤로 눕혀지지 않고 직각에 가까운 자세로 앉아서 운행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자세로 운전을 하면 장이 겹쳐지게 되는데 위가 있다면 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저는 위전절제 수술을 받고 위가 없는 상태라 결국 119에 전화를 해서 구조 요청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앉은 자세로 견과류 섭취
고속도로에서 배가 고파서 간단히 먹을 수 있는 견과류를 챙겨서 운전을 하면서 먹었습니다. 앉은 자세로 먹고 나서 그 상태로 계속 운전을 하였고 한 30분쯤 뒤부터 복부에 통증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견과류 알레르기가 없는 사람이라 이상하게 생각되었고 단순한 통증이라 생각하고 휴게소에 들러서 화장실을 갔습니다. 화장실에 가도 볼일을 볼 수가 없었고 결국 장거리 운행이라 다시 차로 돌아와 출발하였습니다.
아득해지는 의식
10분 20분이 지나자 통증이 심해졌는데요. 결국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심해졌고 허리를 펼수조차 없이 급격하게 통증이 커졌습니다. 결국 앉은 자세 그대로 차에서 내리지 못하고 차를 졸음 쉼터에 세우고 핸들을 부여잡고 참아보았는데 상태는 점점 나빠지더군요. 이 때 정말 큰일 나겠다 싶어서 핸들 가운데 있는 크락션을 머리로 눌렀습니다. 정말 아무것도 할 수 없을 정도로 통증이 심했거든요.
생명의 은인 소방관
그렇게 몇 분 동안 크락션이 울려도 아무도 오지 않더군요. ㅜㅜ 결국 정신줄을 붙잡고 119에 전화해서 위치를 알려주고 정말 살려달라고 애원했습니다. 말도 하기 힘들 정도로 아팠고 호흡도 점점 힘들어져서 정말 당황스러웠어요.
결국 119 구급대가 도착하였고 저를 꺼내서 구급차의 침상에 눕혀주시더군요. 살았다는 안도감과 기쁨이 동시에 느껴졌습니다. 정말 소방관 분들 감사하고 존경합니다.
그리고는 상태가 조금 괜찮아졌는데 그대로 근처 응급실에 가서 링거를 맞고 4시간 정도 후에 퇴원하였습니다.
의사도 크게 원인을 찾진 못했구요. 늦은 시간이라 그냥 링거만 맞고 상태가 호전되어 다행히 퇴원하였습니다.
내가 생각하는 원인
제가 생각할 때 위가 없으니 음식을 섭취하면 바로 식도를 거쳐 소장으로 내려가게 됩니다. 그래서 당류를 먹으면 금방 체내 혈당이 높아지고 소화가 잘 안되는 견과류를 먹으면 장으로 내려가게 되는데 운전하는 자세가 직각으로 앉은 자세이다 보니 장이 구부러지게 될 것이고 그 상태에서 소화가 안되고 멈춰있으니 통증을 유발한 것으로 보는데요.
위가 있다면 우리 음식물이 위를 거쳐서 위 산에 의해 일부 녹거나 분해되어 장으로 서서히 내려가게 되는데 위가 없는 사람은 위의 역할을 못하기 때문에 바로 장으로 내려가게 되는 것이 문제인 듯 합니다. 소화가 되지 않은 상태로 장으로 내려간 음식물은 장에 무리를 주게 될 것이고 장이 몇 미터나 되는데 이게 중간에 꺾여 있으니 당연히 문제가 생기겠지요.
위가 없다면
위암으로 위가 없으신 분들은 음식물을 섭취할 때 정말 주의하셔야 합니다. 간단히 주의할 점 정리해 보겠습니다.
- 소화가 안되는 음식은 최대한 잘게 분해해서 섭취한다.
- 앉은 자세나 장이 압박을 받는 자세로 음식을 섭취하지 않아야 한다.
- 많은 양의 음식을 한번에 섭취하지 말고 조금씩 나누어서 자주 섭취해야 한다.
- 운전 중에 음식을 섭취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 편안한 자세와 편안한 마음으로 음식을 섭취해야 한다.
- 고당류 음식은 섭취를 자제해야 한다.
- 장에 무리를 주는 자극적인 음식도 섭취를 자제해야 한다.
- 급할 때는 119에 도움을 요청한다.
맺음말
위암으로 위전절제 수술을 받고 위가 없으니 생기는 불편한 일이 참 많습니다. 그중에서도 운전을 하다가 음식을 섭취해서 큰 일이 날 뻔 했던 실제 경험을 정리해보았습니다.
의사는 많은 환자들을 치료하지만 위암에 걸린 당사자가 아니기 때문에 위가 없는 사람의 불편함을 짐작만 하지 다 알지는 못할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같이 위암으로 위가 없으신 분들과 가족들에게 제가 겪은 일을 공유하여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으로 포스팅 준비하였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