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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초기 위암으로 전절제 수술을 진행하고 정말 여러가지 힘든 일들을 겪었는데 위암 수술을 받았다고 해서 모든 고통이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이후 어떤 힘든 일들이 생기는지 한번 정리 해 보았습니다.
가장 먼저 마주한 최악의 문제였습니다. 위가 없어지고 난 후 평소에 먹던 음식들을 거의 먹을 수 없었고 위에서 소화를 시키고 독성을 제거하던 역할을 할 수가 없으니 조금만 자극적인 음식을 먹어도 바로 복통과 설사가 생겨 일반 식을 거의 먹을 수도 없었습니다. 당연히 생으로 된 회나 초밥 등의 음식과 좋아하던 고기와 술, 매운 음식도 먹을 수 없었습니다.
단백질을 섭취해도 목에서 자꾸 음식물이 걸린다거나 자칫 꼭꼭 씹지 않고 섭취하면 설사가 생겼으며 가족들과 거의 식단을 다르게 먹어야 할 정도로 먹는 문제에 대해서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거의 1년 이상 지났을 때부터 거의 모든 음식을 섭취할 정도로 회복되었지만 초기에는 먹는 문제에 있어서 생각보다 큰 고통을 받았습니다.
누군가 위암 전절제 수술을 한 환자가 가족 중에 있다면 생각보다 이런 부분에 대해서 힘들 수 있으니 먹는 문제를 신경 써서 챙겨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위암 수술 후 겪은 첫 번째 어려움은 체력 문제입니다. 가장 큰 어려움이었고 위암 이후 가장 큰 고통을 받게 되는 부분입니다. 아프고 난 후 몸무게는 몇 킬로가 아니라 20킬로 가까이 떨어지고 체력도 떨어지고 내가 하고 있던 일을 도저히 할 수 있는 몸 상태가 아니었습니다.
아내와 자식이 이제 막 태어난 시기에 정말 고민이 많아졌습니다. 몸을 움직여서 돈을 벌었던 저는 체력이 아주 중요한 부분이었는데 좀처럼 빠진 살은 찌지 않았고 힘이 없으니 조금만 무리하면 다치고 넘어지고 참 처절했습니다. 예전 같으면 아무렇지 않게 하던 일이 너무나 힘들어졌고 툭하면 감기에 몸살에 정말 끊임없이 약해지는 몸이 파업 선언을 하더군요.
그래도 가족을 먹여 살리겠다고 어떻게든 몸을 움직이고 노력하였는데 면역력 부족으로 인해 대상포진까지 왔습니다. ‘대상포진’이라는게 뼈를 누르기만해도 아프고 뒷 목부터 머리까지 전기 충격을 받은 것처럼 ‘찌릿’거리며 아픈데 정말 아무것도 할 수 없을 정도로 고통스러웠습니다.
대상포진이 면역력의 저하가 문제인데 잘 먹어도 소화와 흡수가 안되니 항상 영양이 부족한 상태이고 체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면역력까지 떨어지며 발병하였는데 참 고생했습니다.
체력이 떨어지면 단순히 이런 몸의 병만이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제 경우엔 체력이 떨어지니 마음도 약해지고 자신감도 없어지면서 대인 관계에 문제가 생길 정도로 심리적으로도 힘들었습니다.
거울을 보면서도 뼈만 남은 제 몸뚱이와 홀쭉한 얼굴은 정말 낯설게 느껴졌습니다. 저는 현장 일을 하면서 영업도 같이 했었기에 이렇게 자신감이 떨어지면서 사람을 마주치는 것조차 큰 부담을 느낄 정도로 위축되었고 사업을 이어나가는 것도 심각하게 힘들어졌습니다.
이 정도로 체력 문제로 인한 여러 문제들이 파생되면서 저는 결국 금전적인 문제가 자연스럽게 생기면서 경제적으로 궁핍해지기 시작했습니다.
떨어진 체력으로 사업을 이어나가기가 힘들었고 경제력도 떨어지면서 아주 아주 커다란 위기가 찾아왔습니다. 위암으로 인한 보험금으로 1년 정도는 무리 없이 지냈지만 지속적으로 사업이 쇠퇴하며 수입이 줄어들었고 보험금으로 받은 돈도 점점 줄어들었습니다.
아무런 수입이 없는 상태에서 보험금은 2년도안되서 생활비로 나가게 되고 실질적인 경제적 어려움이 찾아오게 됩니다. 사업을 지속적으로 할 수 없는 상태에서 당장 생활고에 시달리기 시작했고 체력은 어느 정도 회복되었지만 기존에 거래하던 업체와 지속적인 홍보를 하지 못했던 탓에 사업도 점점 유지하기 어려워졌습니다.
알바라도 알아보고 막노동 일이라도 해보려고 해보았지만 저같이 체력이 떨어진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 그렇게 많지 않았습니다. 하루만 일을 해도 거의 3일씩 앓아 눕고 몸살이 나는 등 참 힘든 시기를 겪게 되었습니다. 앞서 서술한 체력적인 문제가 경제적인 문제와도 밀접한 관련성이 있기 때문에 먹고사는 문제에 대해서 심각한 고민이 많았습니다.
이 문제도 결국 체력이 떨어지고 내 자신에 대한 자신감이 떨어지면서 생긴 문제입니다. 체력적인 문제와 경제적인 문제가 겹치면서 더욱 마음이 위축되었고 사람을 만나기조차 힘들 정도로 우울감에 시달리며 우울증 약을 처방 받아 먹어야 할 정도로 상태가 안좋았습니다.
자연스럽게 내 자신이 너무 답답하게 느껴졌고 겉으로 봤을 때 멀쩡한 일반인이지만 심리적으로는 신체에 장애를 가진 사람처럼 위가 없다는 것도 크게 사람을 위축되게 만들었습니다.
우울증을 극복하기 위해 매일 운동을 하고 경제력을 회복하기 위해 이 일 저 일을 시도해보았습니다. 정말 쉽지 않은 일이고 체력과 심리 상태가 회복되면서 조금씩 극복할 수 있었지만 아직도 수술 전과 비교해보면 상당히 심리적으로 많은 고민과 어려움이 있습니다.
결국 위에 서술한 먹는 것에 대한 문제, 체력적인 문제, 경제적인 문제, 심리적인 문제 등의 문제들을 겪게 되었고 이렇게 분리해서 생각해보면 위암 전절제 수술 후 공통적으로 겪게 되는 어려움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발병률이 아주 높은 질병인 위암은 살아가다 보면 누구라도 겪을 수 있을 것이고 가족 중에도 누구라도 고생할 수 있는 질병입니다. 위암에 걸리거나 그런 걱정이 있으신 분들이라면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
여러가지 어려움에 대해 미리 확인하시고 환자가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주실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