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암에 걸려서 전절제 수술을 하고 위가 없이 삶을 살아가게 되었습니다. 여러가지 불편한 점들이 많았는데 이번에는 음식을 섭취하다가 체해서 응급실에 갔던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위암을 초기에 발견하고 위를 절제하기로 하고 수술을 받았습니다. 그럼 위를 제거하고 식도와 소장을 바로 연결하게 되는데요. 그런 이유 때문인지 가끔 식도 부분에서 음식이 체해서 고생하게 됩니다. 음식물을 섭취할 때 정말 잘게 씹어서 삼켜야 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씹다가 그냥 넘기는 경우가 생기고 ‘아차’하는 순간에 체해서 고생을 하게 됩니다.
보통은 위에서 음식이 쌓이고 위 벽에서 나오는 산에 의해 음식물이 녹거나 분해되게 되지만 위가 없으면 소화를 시키기가 많이 힘들고 최대한 음식을 잘게 오래 씹어서 삼켜야 음식물이 소장에서 어느 정도 소화가 되서 내려가게 됩니다.
그래도 영양 섭취를 해야 하기에 닭백숙을 먹게 되었는데요. 닭백숙도 오래 씹지 않으면 큰일 날 수 있습니다. 닭의 퍽퍽한 가슴살 같은 경우 꼭꼭 씹으면 분해가 잘되고 소화가 어느 정도 되는 편인데 닭의 다리를 먹을 때 조심해야 합니다. 닭의 다리는 결이 있어서 씹어도 쉽게 분해가 안되고 그냥 삼키게 되는 경우가 생깁니다.
저도 다리 부위를 먹다가 목 바로 아래에 식도에서 걸린 느낌이 들더니 점점 상태가 좋지 않아서 고생을 했습니다. 처음에는 그냥 걷고 물을 마시고 손을 따보고 해보았지만 턱 막힌 느낌은 그대로였고 얼굴은 창백하게 질리고 숨을 쉬기도 불편할 정도로 상태가 좋아지지 않았구요.
가족들이 보기에도 너무 창백하고 힘들어 보여서 걱정을 많이 하였지만 괜찮다며 안심시켰지만 생각보다 너무 막힌 느낌이 강해서 불안해지기 시작했습니다.
1시간 이상 지나도 아무 차도가 없었고 침을 삼키는 것도 내려가지 못하고 트림을 할 때마다 위로 올라와서 뱉어내야 했습니다.
정말 고통스러웠습니다. 그보다 위가 없는 상태에서 처음 이런 일을 겪다보니 ‘이대로 체해서 상태가 더 안좋아지고 잘못되는게 아닌가?’라는 걱정과 불안감에 밤늦은 시간에 아산병원 응급실로 향하게 되었습니다. 가는 동안에도 상태는 호전되지 않았고 눈앞이 어지럽고 숨이 막혀서 정말 고통스러웠습니다.
다행히 도착해서 응급실에 가니 응급실 담당의가 하는 말이 이런 경우 특별히 방법이 없고 일단 수액을 놓아준다고 침상에 누워서 수액을 맞았습니다. 그리고 1시간 정도 후에 다행히 자연스럽게 상태가 좋아졌는데요.
수액을 맞아서 좋아진 것 같지는 않고 그냥 시간이 지나면서 걸려있던 음식물이 다행히 내려간 것으로 보였습니다.
저는 위 전절제 수술을 하기 전에는 이렇게 심하게 체해 본 적도 없었고 체해서 손을 따거나 소화제를 먹어 본 적도 단 한 번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위가 없어지고 이렇게 다른 문제들을 불러 올 수 있다는 걸 몸소 느끼게 되었습니다.
위암에 걸리고 위 전절제 수술을 받은 분들이 많이 계실텐데요. 정말로 말 못할 고민들을 하고 계실 것이고 버티고 인생을 살아가기 위해 노력하시는 분들이 많이 계실겁니다. 그런 분들의 말 못할 고민을 제가 글로 전부 표현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진 않지만 분명히 제가 겪은 이 경험이 누군가에게 아주 조금의 도움이 된다면 만족합니다.
암으로 고생하시는 분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보냅니다. 다들 힘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