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초기 위암으로 위 전체 제거 수술을 받게 되었고 현재는 건강을 회복하는 중입니다. 많이 힘들었던 지난 3년을 돌아보며 같은 병환으로 고생하고 있는 누군가에게 제 경험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하여 위암으로 고통스러웠던 경험을 담담하게 기록해 봅니다.
사전에 나온 위암의 의미는 위에 발생하는 암으로 초기에는 뚜렷한 증상이 없지만 점점 위 부위의 통증이나 팽만감, 메스꺼움, 식욕 부진 따위의 증상이 나타나며 토한 내용물이나 대변에 피가 섞여 나오는 수도 있다고 되어 있습니다.
제 경우에는 위암이 초기였기에 식욕 부진이나 토를 하진 않았지만 대변에 피가 섞여 나오곤 했습니다. 그 당시 저는 치루를 앓고 있었기에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넘겼었습니다. 제 나이가 이제 40대로 접어들었기에 갑자기 암이라는 병을 마주하니 더욱 당황스러운 일이었습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분명히 전조 증상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저의 경우 전조 증상이 암이 걸리기 몇 년 전부터 매운 음식이나 자극적인 음식 그리고 술을 마시면 어김없이 잠을 잘 때 속이 답답해서 잠을 자지 못할 정도로 뒤척였습니다.
답답하다는 의미가 겪어보지 못한 사람은 모를 수도 있는 느낌이라 설명을 하기가 힘든 부분이 있지만 밥을 많이 먹고 바로 잠이 들면 소화가 되지 않아서 장이 불편하고 힘든 경험을 하신 경험이 있을 것입니다. 그것과 비슷한 느낌인데 그 느낌이 복부가 아니라 약간 위쪽인 위에서 느껴지는 느낌입니다.
저는 이렇게 답답하고 아픈 것이 위염이나 위궤양 정도의 수준으로 생각했고 30대부터 술이나 자극적인 음식을 먹으면 계속 그래왔기 때문에 따로 검진을 받거나 신경을 쓰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지금 와서 돌아보니 그 당시부터 암이 있진 않았겠지만 분명히 위가 약해지고 위에 스트레스가 많이 생겼던 시기라는 생각이 듭니다.
위암 발암 전 한 1년에서 2년 간 몸 상태를 생각해보면 자극적인 음식을 먹거나 술을 먹으면 양이 적더라도 위가 불편하다는 느낌이 많이 들었고 속이 쓰렸습니다. 그 속쓰림의 정도가 지난 10년 간 불편했던 느낌과는 확연히 다르게 더 불편하고 신경이 쓰일 정도로 정도가 심해졌습니다.
맥주를 한 두 잔만 먹어도 속이 쓰리고 밤에 잘 때도 위가 많이 불편했고 운동을 하기 위해 몸을 숙이거나 누우면 속이 많이 쓰렸습니다.
결정적으로 그 시기에 제가 운동을 하다가 허리를 다쳐서 정형외과에서 처방 받은 디스크 관련 약을 먹었는데 이 약을 먹고 나서 속 쓰림이 매우 심해졌습니다. 정형외과 약이 독해서 위에 안 좋다는 걸 그 때 알게 되었습니다.
점점 몸이 피곤하고 위가 쓰리고 한 증상들로 저는 대수롭지 않게 위를 보호하는 약을 처방 받아 사 먹고 넘기며 지냈지만 아내가 이상하게 생각하고 내시경을 권유하여 검사를 하게 됩니다.
속쓰림이 자주 있어서 큰 문제라 생각하지 않고 술도 먹고 매운 음식도 마음껏 먹고 지냈습니다. 하지만 허리를 다치게 되었고 정형외과를 방문해 치료를 받고 약을 처방 받아 먹으면서 상태가 아주 악화되었는데 알고 보니 정형외과에서 처방하는 약이 독한 약이라 이미 안 좋은 위에 통증을 일으키고 심한 속쓰림과 위통증이 심해진 것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돌아보면 허리를 다치게 되고 정형외과 약을 먹은 것이 위에 있던 좋지 않은 세포가 통증을 일으켰고 그 덕분에 대수롭지 않게 넘길 수 있는 속쓰림과 통증이 심해져서 오히려 초기에 위암을 발견하게 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동네 내과에서 속이 쓰릴 때마다 약을 처방 받아서 먹고 하였는데 그 곳에서 내시경 검사도 가능하다고 하여 내시경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몇 일이 지나고 의사 선생님과 얘기를 하는데 표정이 좋지 않으시더군요. 위의 벽 상부에 좋지 않은 모양의 선종이 확인이 된다고 하셨습니다.
그 당시에 제가 허리 부상으로 정형외과 약을 먹고 있어서 내시경을 하면서 조직을 떼어내지 못했다고 했습니다. 정형외과 약이 출혈을 유발해서 위험했기 때문에 사진만 찍어서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아직 암이라고 단정 지을 수 없지만 큰 병원에 가서 정밀 검사를 받을 것을 권유하시더군요.
병원 검사 후 저는 마음속으로 아닐거라고 그럴리가 없을거라고 부정하였지만 불안한 마음이 점점 커져갔습니다. 그렇게 몇 달이 흘러도 위가 따갑고 쓰린 느낌이 완화되지 않아서 결국 큰 내과 의원에 방문하여 다시 한번 검사를 해보기로 하였습니다.
내시경을 하고 결과가 나왔는데 위 벽에 이상한 조직이나 암으로 의심되는 현상은 보이지 않는다고 진단하셨습니다. 단지 위에 헬리코박터가 있고 상태가 좋아보이지 않는다고 헬리코박터 약과 위를 보호하는 약을 먹으면 될 거 같다고 하시더군요.
정말 얼마나 기쁘던지 암이 아니라는 의사의 진단에 정말 안도의 한숨을 쉬었습니다.
역시 병원은 여러 곳을 다녀봐야 한다고 안심하고 지내고 있었는데 역시나 속쓰림과 속의 답답한 증상은 지속적으로 발생했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첫 검사를 한 동네의 내과 의원을 방문해서 내시경을 다시 한번 받게 됩니다.
재 검사에서 조직까지 채취해서 검사를 하였고 얼마 후 결과는 초기 위암이 맞았습니다. 의사의 말은 이랬습니다. “위암이 있던 자리가 위의 상부 벽면인데 이게 처음 내시경을 할 때는 보였는데 이번에 검사할 때는 숨어있어서 본인이 기존에 어디 부위에 있었는지 정확히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 부위를 자세하게 보니 환부가 확인되었고 다른 병원에서 이 부분이 환부라는 것을 몰랐다면 숨어 있는 위암을 발견하지 못했을 것이다.“라고 하셨습니다.
이 말은 정말 중요한데 위암이 처음에 눈에 띄게 보였다가도 시간이 지나면 다시 숨을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저처럼 증상이 있어도 한번 검사하면 당연히 의사 말을 믿고 지나치게 되는데 만약 그냥 지나치게 된다면 초기에 대응할 수 있는 시간을 놓치게 되고 증상은 더욱 악화될 수 도 있는 문제이기에 정말로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증상이 있었다면 정밀 검사를 한 병원이 아니라 적어도 두 세 곳은 다녀봐야 정확한 진단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혹시나 저처럼 속쓰림이나 답답함이 있어 암이 의심된다면 나이에 관계없이 무조건 검사를 해보시고 병원을 두 곳 이상 다니면서 재검사를 해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한국인 발생률 1위 암이고 1년에 3만명 이상이 진단을 받을 정도로 위암이 많이 발생한다고 한다. 그리고 초기에 암을 발견하면 95%이상 완치 될 수 있는 확률이고 폐암에 이어 두번째로 사망률이 높은 암입니다. 그래서 40세부터는 2년에 한번씩 내시경 검사를 받도록 권유하고 있다고 합니다. 초기에 확인 할수록 생존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겠지요.
많이 발생하고 많은 사람이 겪는 암이라고 해서 가벼운 병은 아닙니다. 사망률 2위의 암이라는 것은 결국 왜 발생하는지 원인조차 찾을 수 없는 원인 불명의 선종인데 그 것이 몸에 생겼다는 것은 건강에 큰 문제가 있다는 말일 것입니다.
초기에 발견된다면 살 수 있는 확률이 높다고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가볍게 생각할 수 없는 암이 바로 위암입니다. 언제든지 어떤 부위에서든지 발생할 수 있는 병이고 아직까지 현대 의학으로 치료가 되지 않기 때문에 한번 암에 걸린 사람은 신체 변화나 건강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할 것입니다.
일단 저는 위암이 왜 걸렸을까 생각해보았습니다. 쭉 돌아보니 저는 어릴때부터 술을 마셨고 잠도 불규칙적으로 잤고 자극적인 음식을 즐겼습니다. 특히 매운 음식을 좋아했었습니다. 그리고 식사를 자주 거르고 일을 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런 식습관과 음주 등은 분명히 몸에 스트레스를 줬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모두들 그렇게 살아가고 젊을 때는 쇳덩이를 씹어 먹어도 건강하겠지만 이렇게 인생의 중반에 오니 건강에 무지했던 결과가 나타나게 되었습니다.
원인이 있으니 결과가 나오기 마련입니다. 저는 젊음을 너무 과하게 믿었고 그 믿음이 아픔이 되어서 돌아오더군요.
저는 스트레스를 잘 받는 성격입니다. 워낙 내성적이었고 항상 웃고 지내고 원만하게 살려고 노력해왔습니다. 하지만 그 와중에 제 자신은 없고 참고 또 참다 보니 정말로 스트레스가 많았던 것 같습니다.
싸우고 살고 스트레스를 받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제가 볼 때 이런 스트레스들이 정상적인 수면을 하지 못하게 방해하고 밥을 거르게 하고 심리적으로 위축되게 하여 건강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쳤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암에 걸리기 직전에 저는 새로운 사업을 시작했고 사업을 하는 동안 제법 많은 스트레스를 받게 되었습니다. 하루 종일 굶고 일을 하기도 했구요.
‘위암’하면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 ‘음주’인데요. 자랑은 아니지만 저는 10대 때부터 음주를 즐겼고 40대가 될때까지 거의 30년을 음주를 즐겨왔습니다. 당연히 전적인 위암의 원인으로 볼 수 없겠지만 아마 분명 좋지 않은 영향을 끼쳤으리라 생각됩니다.
나는 50년을 술을 먹어도 건강하다고 해서 음주가 위암의 원인이 아니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여러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건강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음주도 과해서 좋을 일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자극적인 음식 중에서도 저는 유난히 고추가 들어간 음식을 좋아했습니다. 매운 음식에도 청양고추를 듬뿍 넣어서 먹기도 하고 고추를 고추장에 찍어 먹기도 하고 와사비나 겨자같은 소스도 참 즐겼고 고춧가루가 들어간 찌게와 요리를 즐겼습니다.
이런 자극적인 음식들이 분명히 몸에는 해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걸 알면서도 한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즐기는 음식들이 고추가 들어간 음식일거라 생각합니다. 김치, 찌게, 거의 모든 음식이 소금과 고추가 들어가게 됩니다.
이런 자극적인 음식을 되도록이면 피해서 혹시나 모를 암에 대한 대비를 하시면 좋겠습니다.
어디까지나 제가 살아온 과거를 보면서 추측할 뿐이지 제 말이 절대적으로 맞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제 과거를 보면 현재 위암이 발생한 결과를 불러온 단서를 조금이라도 얻을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으로 이렇게 정리해 보았습니다.
내과 의원에서 처음 추천해주신 곳이 가천대학병원이였습니다. 이 곳이 크진 않지만 암 환자를 위한 준비가 잘되어 있는 곳이었고 꽤 유명하더군요.
위암 수술을 받으면 완치 판정을 받을 때 까지는 검진을 받으러 병원에 5년 간 다녀야 하기에 가까운 곳이 좋을 것이란 판단을 했고 집에서 1시간 거리인 가천대학병원이 암 수술을 받기에 괜찮은 병원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수술일도 일주일 만에 수술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여유로워 금방 잡을 수 있었고 예약을 해놓고 혹시나 다른 큰 병원이 좋지 않을까 싶어서 아산병원도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상담을 받으니 위암 초기로 위의 위쪽 부분에 암이 있어서 위를 잘라내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고 하였고 수술 날짜를 잡으려니 빨라도 3개월은 걸릴 정도로 환자가 많이 대기하고 있는 상태였습니다.
집에서도 2시간은 걸리는 거리라 병원을 다닐 일이 걱정이었지만 그래도 한국에서 제일 크고 유명한 병원이라는 말에 예약을 하고 기다리게 되었습니다.
암이 걸린 상태에서 수술 날짜를 기다리고 있는 동안 정말 불안한 마음과 혹시라도 암이 더 악화되지 않을까 걱정되었습니다. 다행히 몇 일 뒤에 병원에서 연락이 와서 중간에 취소된 환자가 있어서 몇 일 뒤에 바로 수술이 가능하다고 해서 거의 일주일만에 빠르게 수술을 진행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복부를 절개하여 위암을 직접 절제하는 방법으로 가장 일반적인 방법입니다. 하지만 수술 범위가 넓고 수술 이후 회복도 오래걸리고 흉터가 남게 되는 단점이 있습니다.
복부에 작은 구멍을 여러 개 뚫고, 구멍을 통해 내시경과 수술 기구를 삽입하여 위암을 절제하는 방법으로 수술 범위가 작고, 수술 후 회복이 빠르다는 장점이 있는 수술 방법입니다.
복강경 수술과 유사하지만, 로봇 팔을 사용하여 수술하는 방법을 말하며 로봇 팔은 의사의 의도에 따라 정밀하게 조작되어 개복 수술과 유사한 수술 결과를 낸다고 합니다.
저의 경우 흉터가 두고 두고 마음에 쓰이고 볼 때마다 마음이 좋지 않을 것 같아서 흉터를 최소화 했으면 하는 바램으로 복강경 수술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위의 일부만 절제하는 방법으로 위암이 위의 상부에 위치하거나 조기 위암인 경우에 시행하게 된다고 합니다.
위 전체를 절제하는 방법으로 위암이 위의 하부에 위치하거나 진행이 많이 된 경우 시행하는 방법입니다.
위의 3분의1만 절제하는 방법으로 위암이 위의 상부에 위치하거나 조기 위암인 경우 시행한다고 합니다.
의사마다 ‘어떤 방법의 수술이 좀 더 나은 방법인가?’에 대한 견해가 다르다고 하는데 저를 담당하신 선생님은 저의 경우 위의 상부에 암이 위치하고 조기 위암에 해당하여 아전절제도 가능하겠지만 본인은 아전절제를 진행하게 되면 위암의 재발 가능성이 있고 일부만 남긴다고 해서 위의 기능을 제대로 하는 것도 아니라서 굳이 남겨두지 말고 재발 가능성이 낮고 확실한 전절제를 하는 것이 좋겠다고 권유하셨습니다.
제가 생각해봐도 어차피 남겨둔다 한들 위가 제 기능을 못한다면 남겨둬서 괜히 부작용이 생기거나 제대로 제거되지 않아서 전이라도되서 재수술을 해야 하는 상황이 생길까봐 전절제에 동의하고 수술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수술 날짜가 다가오면서 저는 피 검사와 수술을 위한 검사를 진행하였고 당일 날 병원을 찾은 것이 아니라 저는 전날에 병원에 가서 입원을 하고 관장을 하였고 입원한 당일 오후 3시부터 다음날 수술 시간인 오전 11시까지 물조차 먹지 않고 기다렸습니다.
입원을 한 밤에 아산병원 앞으로 보이는 한강을 보니 참 아름답더군요. 가족과 딸 아이가 생각나고 수술이 잘되길 난생 처음 기도해보았습니다.
다음 날이 되었고 코로나로 인해 보호자는 1명만 있을 수 있었기에 저희 아내가 저와 함께 하게 되었습니다. 아내가 수술실 앞까지 휠체어를 타고 제가 수술실로 들어가는 것을 배웅해 주었고 제가 들어가는 모습을 보고 정말 펑펑 울더군요.
잘해 준 것도 없고 남편 노릇도 제대로 못하고 살아 왔는데 그래도 내 걱정으로 눈물 보이는 아내를 보며 정말 가슴이 아팠습니다. 수술이 물론 잘 될 거라는 생각을 가지고 들어갔지만 위를 절제하는 수술을 한다는 것은 정말로 큰 부담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저의 경우 수술 시간이 약 4시간 정도가 걸렸고 간호사의 목소리에 눈을 떠보니 밝은 빛이 천장에 보이고 등에 차가운 침상이 느껴졌습니다. 수술실이라 냉장고에 있는 듯 착각이 들 정도로 추웠습니다.
이런 저런 생각도 하기 전에 숨을 제대로 들이마시지 못해 극심한 고통이 찾아 왔습니다. 수술 시간이 길어지자 폐가 수축되었고 숨을 들이마시자 수축된 폐가 통증을 유발하더군요.
호흡이 딸려서 간호사를 부를 수도 없을 정도로 힘들었습니다. 이후 병실로 옮겨지고 진통제를 맞고 호흡을 하기 위해 노력하였습니다.
위암 수술 후 일주일 간 병원에서 입원하며 지내게 되었는데 나이에 상관없이 일주일이 지나면 거의 퇴원 하시더군요. 저도 처음에는 호흡하기도 힘들고 복부의 통증으로 진통제를 계속 써야 할 정도로 고통스러웠지만 수술 부위가 유착 되면 재수술을 해야 할 정도로 상태가 나빠질 수 있기에 끊임없이 병실 앞을 걷고 또 걸었습니다.
정말로 배를 펴는 것도 고통스러울 정도로 힘들었는데 진통제가 섞인 링거를 맞아도 복부에 고통이 있어서 극심한 고통이 생기면 사용할 수 있는 진통제를 따로 연결 시켜 주더군요. 저는 이 진통제를 사용하면 회복이 느릴 수도 있다는 말을 듣고 거의 쓰지 않고 참았습니다. 빨리 낫길 바래서요.
첫날은 마실 것만 조금씩 섭취했고 이틀째부터 죽 같은 부드러운 음식이 나와서 조금씩 먹게 되었습니다. 죽과 물만 먹어도 벌써 위가 없다는 게 느껴지더군요. 목에서 넘기면 수술한 부위에서 꽉 막히는 기분이 들고 꼭 채한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폐도 호흡을 크게 하기가 힘들어서 계속적으로 부는 연습을 하게 되는데 이 부는 연습이 정말로 폐가 많이 아파서 힘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건강을 되찾기 위해 열심히 불고 또 불었습니다.
그보다 더 큰 고통은 식욕이 아예 생기지 않고 음식 냄새만 맡아도 헛구역질이 날 정도로 거부감이 생겼습니다. 몸이 음식을 거부한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죽도 그냥 먹으면 안되고 100번 씩 씹어서 넘기라고 하더군요. 실제로 50번을 넘게 씹으니 침과 죽이 섞이면서 거의 액체가 되게 되는데 그 상태에서 삼켜야 위 수술한 부위가 자극 받지 않고 삼킬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3일 정도 시간이 지나고 밥이 나온 것 같은데 밥을 조금씩 먹으려고 노력해도 정말로 잘 안 넘어가고 냄새가 그렇게 역하게 느껴져서 식사를 하기가 참 힘들었습니다.
회복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먹고, 걷고, 자고를 반복하였습니다. 5일이 지나니 조금씩 고통이 줄었고 음식도 어느 정도 섭취할 수 있었습니다. 간식도 조금씩 먹을 수 있었구요.
제가 수술하기 전 몸무게가 85kg이였습니다. 근데 수술 받고 거의 한달만에 60kg이 되었습니다. 거의 25kg이 줄어들었는데 이건 위가 없고 몸은 수술로 상처가 났으니 체력을 회복하기 위해 엄청나게 영양이 필요한데 먹지도 못하고 소화도 못시키니 당연한 결과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거의 위암 수술을 받으면 저처럼 몸무게가 정말 확 줄어들게 될 것입니다.
거울 속에 비친 제 모습을 보니 정말 한숨밖에 나지 않더군요. 이렇게까지 마르고 초라해진 제 자신을 보니 정말 안타까웠습니다.의사 선생님 말씀으로는 살이 더 이상 빠지지 않고 유지만 되어도 다행이라고 하시더군요.
문제는 음식을 잘 먹어야 하는데 이상할 정도로 후각과 미각이 예민해져서 음식 냄새가 역하게 느껴지고 식욕이 떨어져서 음식을 먹는 일이 정말 힘들었습니다. 제가 생각해보니 위가 없어지니 위에서 세균이나 안좋은 것들을 거르지 못하니 감각이 극도로 예민해져서 혹시나 좋지 못한 음식을 미리 구분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덤핑증후군은 위암 수술 후 발생하는 합병증의 하나로 음식물이 식도에서 소장으로 빠르게 이동하면서 발생하는 증상을 의미하는데 식후 30~60분 정도 사이에 나타나는 조기 덤핑증후군과 식후 2~3시간 사이에 나타나는 후기 덤핑증후군으로 구분됩니다.
조기 덤핑증후군의 증상으로 음식을 먹고 나서 복부 팽만감, 복통, 구토, 설사, 어지러움, 두통 , 발한, 심장 박동 증가, 피로 등이 있습니다.
후기 덤핑증후군의 증상으로는 저혈당, 어지러움, 두통, 손떨림, 배고픔, 피로 등이 있습니다.
저같은 경우 덤핑증후군이 올 때 너무 놀랐던 기억이 있습니다. 음식을 먹었는데 갑자기 저혈당에 의해 어지럽고 손이 떨리고 배가 극심하게 고파지기도 했고 조금만 음식을 빨리 먹거나 잘 씹지 않고 삼키면 설사를 하거나 어지러움증도 와서 많이 힘들었습니다.
덤핑증후군의 원인은 결국 위가 없으니 음식물이 소화되는 속도가 느려지고 위에서 분해되서 천천히 내려가야 할 음식이 한번에 소장으로 가면서 과한 당이나 지방 등의 영양이 제대로 흡수되지 못해서 생기는 현상이고 당을 분해하기 위해 인슐린의 과다분비가 이루어지고 과다 분비된 인슐린에 의해 또 저혈당이 오는 악순환이 되게 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예방하기 위해서는 식사량을 조절하고 소량을 자주 섭취해야 할 것이고 탄수화물 섭취를 조금씩 줄이고 야채나 채소등을 많이 먹어서 소화가 잘될 수 있게 해야 할 것입니다.
당류를 섭취할 때도 과하게 하면 안되고 반드시 다른 음식과 섞어서 소량 섭취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한번은 단백질 섭취를 위해서 닭을 삶아서 먹었는데 이게 위가 있던 부위에서 걸린 느낌이 나더니 내려가지 않고 꽉 막혀서 숨쉬기도 힘들고 얼굴은 창백해지더군요. 아무리 걸어도 상태가 좋아지지 않아서 결국 아산병원 응급실로 차를 몰고 한밤중에 2시간 거리를 가게 되었습니다.
응급실에 가서 증상을 얘기 했더니 그냥 링거를 맞고 침상에 기대어 있게 되었고 한 시간 정도 지나니 괜찮아졌습니다. 의사한테 물어보니 이런 경우에 별다른 방법이 없다고 하더군요. 정말 겪어보면 무섭습니다. 침을 삼켜도 전부 목에 막혀있다가 다시 토를 하게 될 정도로 완전히 막혀진 느낌을 받게 됩니다. 위가 없으니 정말 별일이 다 생깁니다.
수술 이후 한 달 반 정도 되었을 때 너무 답답하고 우울한 마음에 캠핑을 다녔는데요. 이 때 약한 몸이 문제를 일으켰습니다.
저는 건강을 회복하기 위해 나름대로 밥을 먹고 걷고 팔굽혀펴기도 하며 체력을 길렀으나 크게 건강이 나아지지 않은 상태에서 캠핑을 몇 번 다니니 몸이 많이 피곤한 상태였습니다.
집에 돌아와서 소파에 앉아 있는데 딸아이가 저에게 안기더군요. 안길 때 딸 아이의 팔이 저의 쇄골을 눌렀는데 아주 많이 아파서 깜짝 놀랬습니다. 이상하게 생각하고 알아보니 대상포진의 전조 증상이라고 하더군요. 이렇게 일정 부위가 누르면 통증이 오고 이후부터 극심한 고통이 찾아오게 된다고 합니다.
아니나 다를까 다음 날부터 오른쪽 목 뒤쪽이 뜨끔 거리며 골이 관통되는 듯한 극심한 고통의 통증이 생겼습니다. 거의 5초 간격으로 찌르듯이 아픈데 이게 초기에 조치하지 않으면 평생 후유증이 남는 무서운 병이더군요.
평생 겪어 본 적이 없는 대상포진으로 결국 피부과에 가서 주사를 맞고 약을 처방 받아 먹게 되었습니다. 다행히 아주 초기라서 효과가 금방 왔고 극심한 두통도 점점 사라져갔습니다.
현재 대상포진을 겪은지 1년이 넘어가는데 몸이 피곤하다 싶으면 아직도 쇄골 부위가 감각이 이상하고 샤워기의 물만 틀어도 따가운 느낌이 듭니다. 이것도 후유증으로 보여지는데 체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생기는 일 같습니다.
체력관리를 위해 운동을 꾸준히 하고 잘 먹어야 합니다.
암 수술 후에 가장 힘든 점이 바로 우울증이 아닐까 싶습니다. 생각보다 체력이 많이 떨어지고 일상생활을 하기에도 힘에 부쳐서 일을 하기에도 꽤나 힘든 점이 많습니다. 그런 몸을 다독여가며 체력을 올리기 위해 무단히 노력하지만 영양 흡수가 잘되지 않기 때문에 운동을 하더라도 금방 지치고 근육이나 살이 잘 붙지 않습니다.
또한 금전적으로도 열심히 사업을 하고 일을 하다가 딱 몸이 아픈 뒤로 아주 아주 힘들어졌습니다. 보험 또한 몇 푼 나오지도 않구요. 1년이면 다 쓰게 되더군요. 일을 정상적으로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체력과 금전 문제 등으로 점점 지쳐가다 보면 결국 정신도 약해집니다. 이를 악물고 살아보려 노력하지만 건강할 때의 그 맑은 정신을 유지하기 쉽지 않습니다.
결국 매일 우울함에 시달리며 의욕도 없어지고 그러다 보니 가족들과도 트러블이 생기고 아무것도 아닌 일에도 화를 내고 짜증을 내는 제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결국 내 스스로도 너무나 마음이 급하고 각박해지고 여유가 없어지는 걸 느끼고 정신과를 찾아 상담을 받게 되었고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약물과 상담을 꾸준히 받을 것을 권유하시더군요.
약을 먹으면 처음에는 약간 멍하다는 생각이 드는데 그 멍함이 어느 정도 편안함으로 바뀌더군요. 하지만 기간이 길어질수록 별 차이를 못 느끼게 되었습니다.
약이라는 것이 내 몸에 어떤 작용을 해서 마음을 진정시키게 하는 것인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저는 약의 도움이 필요한 게 아니라 무너진 삶에 대한 두려움이 컸고 삶을 지탱하고 살아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커졌기 때문에 이렇게 우울한 생각에 사로잡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국 약에 의존할 것이 아니라 앞으로 살아가야 할 삶을 바꾸고 인생을 바꾸기 위해 노력해야 내 마음도 안정이 될 것이란 생각이 들어서 책을 읽고 금전적으로 체력이 좋지 못한 상태에서도 수입을 얻을 수 있는 일과 사업을 하기 위해 노력하기로 하고 열심히 공부하고 하루하루를 치열하게 살아나가고 있습니다.
그랬더니 약을 먹지 않아도 점차 희망적인 미래가 보이기 시작했고 가족을 지킬 수 있는 힘과 정신력이 조금씩 강해짐을 느꼈습니다. 결국 현실을 직시해야 미래도 있고 가족도 지킬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체력적으로 심리적으로 많이 위축되고 우울한 감정들을 추스리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가야 한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살아가니 또 살아지더군요.
위가 없다는 것이 남들이 볼 때는 그냥 깡 마른 사람이고 정상인처럼 보이겠지만 당사자는 생각보다 멘털을 다잡고 살아간다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환자 본인이 제대로 살아가지 못한다면 중심을 잃고 흔들린다면 정말로 주위 사람과 가족들 다 같이 흔들리고 힘들어지게 됩니다. 결국 아무도 남지 않게 될 수도 있고 자식의 인생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어떻게든 살아가기 위해 정신을 다잡고 운동을 하고 일을 하고 앞으로 걸어나가야 합니다. 사람은 생각보다 약해서 내가 힘들면 주위를 돌아보지 못하게 됩니다.
그렇게 포기하고 살아간다면 결국 여생도 엉망진창이 될 것입니다. 내 자신 뿐 아니라 가족과 자식을 위해서 마음 다잡고 견뎌내셔야 합니다.
제 경우 초기 위암이고 아직 젊기에 한 2년 정도 지난 지금은 어느 정도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많이 좋아졌고 앞으로도 가족을 위해 그리고 내 자신을 위해서도 열심히 살아가려 노력하는 중입니다.
저같이 초기 위암이 아니라 2기 3기 혹은 말기에 암으로 수술 이후에도 하루 하루 방사선 치료와 약물 치료로 괴로운 인생을 사시는 분들도 많이 계실 것입니다. 그런 분들에 비하면 저는 아무 일도 아니겠지요.
어떤 상황에서도 어떤 상태에서도 분명 살아가야 할 의미와 희망을 가지고 버텨내시면 좋겠습니다. 여러분 포기하지 마시고 묵묵히 앞으로 가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초기 위암으로 위 전절제 수술을 받게 되었고 위가 없이 정신적 신체적으로 많이 힘든 시간을 견디어 왔습니다. 남들이 생각할 때 큰 일이 아닐 수도 있겠지만 당사자나 가족은 꽤나 큰 고통에 시달리게 됩니다.
그렇게 고통 속에서 희망을 찾고 계시는 위암 환우 분들이나 가족 분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해 제 미천한 경험을 포스팅하게 되었습니다.
형편없는 글이지만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포기하지 마시고 힘내세요!